1. 저자에 대해

 

이 책을 쓴 가와사키 쇼헤이(川崎 昌平)는 출판 편집자이자, 또한 몇 권의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 후기에서도 밝히고 있듯,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와 ‘편집자’의 1인 2역을 수행함으로써 양쪽의 입장을 동시에 소화해 보이려 했다. 특히 저자로서 자신이 쓴 것을 편집자로서 스스로 깎아내고 다시 저자로 돌아와 그에 대해 성찰한 듯한 노력이 보인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내가 쓴 글을 내가 고쳐봐야 여전히 나의 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군데군데에서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글의 내용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1인 기획의 냄새가 난다.

 

 

 

2. 출판사에 대해

 

<리뷰 쓰는 법>을 출판한 곳은 ‘유유’출판사이다. 2018년 4월 현재 77권의 책이 검색되는데, 특히 이 <리뷰 쓰는 법>이 포함되어 있는 ‘땅콩문고(피너츠 데스크매트)’를 비롯해 다양한 ‘글쓰기’ 책을 내고 있다. 간단히 보자면 <동화 쓰는 법>, <서평 쓰는 법>, <번역가 되는 법>, <어휘 늘리는 법>, <쓰기의 말들>, <읽기의 말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동사의 맛>, <소설의 첫 문장>, <공부가 되는 글쓰기>, <논픽션 쓰기>, <시의 문장들> 등 아예 작정하고 내는 듯하다. 가격대는 대략 만 원 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배송료 부담 없이 가볍게 사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책의 크기와 두께, 수준도 마찬가지라서 넉넉히 반나절이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3. 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리뷰를 잘 쓰는 구체적인 방법>이라고 제목을 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비평의 의미/준비/쓰다/단련하다/꿰뚫다 의 소제목을 갖고 있지만 내용상의 큰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크게 보자면 앞부분은 태도에 대한 것이고 뒷부분은 쓰기와 다듬기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중요한 뒷부분에서 약간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이미지출처: 유유출판사 카드뉴스

 

 

예컨대 ‘나’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이 부분은 3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소제목을 보자면:

 

일인칭 복수 대명사는 신중하게 쓴다
일인칭 단수 대명사를 주어로 삼는다
삼인칭 대명사를 주어로 삼는다
‘나’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나’를 매몰시키지 않도록 쓴다
글에서 글쓴이가 드러나야 한다
당당히 ‘나’의 이름을 올린다

 

등인데, 대비되는 제목에 비해 내용상의 구체성은 떨어진다. 물론 때에 따라 나를 드러내야 할 때도 있고, 숨겨야 할 때도 있으며 때로는 나의 감상을 중심에 둬야 하고, 때로는 나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소제목으로 구성했다면 독자는 당연히 ‘구체적인 사례에 비춘 실증적인 기술’을 원하지 않을까? "리뷰 쓰는 법"이 궁금해 이 책을 고른 독자라면 말이다.

 

또한 인용한 사례도 일본 문예잡지 비평 코너에서나 보일 듯하다. 우리나라 실정에는 조금 안 맞는 느낌도 있는데, 이것은 저자가 일본인이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다만 번역과 편집의 과정에서 무언가를 조금 덧붙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4. 그래서 총평하자면

 

한 번 읽어볼 만하다. 리뷰에 막 뛰어들려는 사람이나 한창 리뷰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상관없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금방 읽을 수 있는데다 군데군데 의미를 얻을 만한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 본인이 편집자라 그런지 - 두 쪽으로 딱딱 맞춘 분량 안에 (일본어 판은 그렇다고 한다) 할 말을 깔끔하게 넣는 글쓰기가 좋은 사례가 될 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저자의 두 쪽 편집을 못 지켰을까? 신경을 못 쓴 걸까, 일부러 늘린 걸까. 출판사의 재량으로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은데.) 

 

다 읽는데 한 시간 조금 안 되게 걸렸다. 줄 친 곳은 예닐곱 군데가 되는데, 30쪽에서 리뷰의 의의를 말한 부분과 53쪽에서 정보나열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부분은 깊이 공감했다. (이 부분 덕에 이 리뷰가 이렇게 친절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69쪽의 서론-본론-결론 구조를 의심하라는 같은 부분 등은 무슨 말인지, 완전히 납득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뭐 어떤가. 어차피 저자의 모든 주장, 모든 문장에 동의하고 공감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외려 예닐곱 군데라도 줄칠 곳이 있는 책을 만나기도 흔치 않은 시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