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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오빠/잡문창고

하태경의원 비트코인관련 정부 작전타워 지목 기사 댓글에서 사회가 상식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기사 원문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기사의 내용은 지난 1월 15일 정부가 엠바고를 내리면서 9시 문자 공지, 9시 20분 보도자료 공유, 9시 40분 해제 했는데, 이 40분이 작전시간이었으며, 정부가 '작전세력의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지목했다.

 

일단 나는 정부의 시장간섭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그것은 기업이 아닌 언제나 개인을 중심에 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이, 그렇다면 강남 아파트가 오르고 지방 토지가 떨어지는 것도, 주식시장 등락도, 환율도 모두 정부가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했단 말이 된다. 정부가 개입을 하고, 또 정부의 영향을 받고 하는 것이 현대 시장이라는 것은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이다. 정부를 작전세력 혹은 한 걸음 물러나 작전세력의 컨트롤타워이라는 것은, 이번 엠바고에 이득을 보는 특정 세력이 있고 그 세력을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엠바고를 했다는 것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 전에 우선 크게 두 가지를 짚어봐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는 모든 시장개입에 의도를 가졌는가, 아니면 이 비트코인에만 의도를 가졌는가.

둘째, 정부가 비트코인에 엠바고를 건 까닭이 작전세력 말고는 없나.

 

다시 한 번 당연하게도, 정부의 시장개입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대통령 본인과 측근을 위한 것일 때 우리는 그것을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 적폐라고 한다. 지금 감옥에 계신 분들과 곧 가실 분들이 그런 것처럼.

하지만 정부가 국가 즉 국민의 경제상황을 더 낫게 하기 위해 하는 시장개입은 오히려 정부의 의무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에도 부동산시장에도 판치는 작전세력들은 개인들이 상대할 만한 크기도 수준도 아니다. 그래서 개인들은 더 큰 힘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들을 지켜줄. 하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가상화폐 투기판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렇다면 둘째 문제, 정부의 이번 엠바고가 작전세력을 위한 것이라고밖에 해석될 수 없는가. 나는 왜 먼 길을 돌아가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장 간단한 까닭이 눈 앞에 있는데, '가즈아~'를 유행시키며 너도나도 죽네마네, 모니터를 부쉈네 벽을 부쉈네 하는 사람들이 이슈가 된지 언제인데 왜 멀리 멀리 돌아 '작전세력'을 들먹여야 하는 것일까.

나는 이런 사고방식이 바로 그간 고위공직자들의 대표적인 적폐인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를 만들어 온 기본 뼈대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대통령, 장차관 같은 고위공직에 오르면, 공직의 의무보다 고위의 권력에 집중하는 귀족정치적 사고방식. 그래서 힘이 있으니 제 맘대로 해도 된다는 땅콩같은 사고방식. 그리고 곧장 어디 약한 사람들, 눈 먼 돈들 털어먹을 궁리 없나 지들끼리 결탁하는 구한말 탐관오리같은 사고방식. 그리고 정치집단을 이익집단화 하여 이권을 위해서라면 거짓 작당질도 마다않는 매국노같은 사고방식. 이런 사고방식에 젖어 있으니 "정부가 시장개입했다? 뭐 털어먹을 게 있나?"하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뉴스공장 잘 듣고 있는 애청자로서 마음이 아팠는데, 댓글들을 보다 깜짝 놀랐다. 흔히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보수신문 중앙일보 본진에서도, 초록일베라 불렸던 네이버뉴스 댓글란에서도 외려 하태경 의원의 지목을 과도한 것으로 지적하는 상식적인 댓글들이 오히려 많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상식적인 판단은 별 게 아니다. 내 머릿속에 가득한 구태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태를 비판적이고 합리적으로 검토하는 것. 우리가 반드시 같은 결론에 도달할 필요도, 그럴 수도 없겠지만 적어도 어거지는 없어져야 하지 않는가.

 

중앙일보링크: http://news.joins.com/article/22300774#none

네이버뉴스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79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