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을오빠/잡문창고

(17)
가치있는 비판에 대하여 2 지난 토론의 후기를 읽었습니다. 댓글로 다 달지 못해 이어지는 포스트를 씁니다. 원글: 이응부자의 가치 있는 비판에 관하여 나 역시 동의하고 지향하고 있지만 잘 안 되는 것이 문제인데,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조금 더 보태면 다음과 같다. 1. 누군가의 주장을 되도록 자비롭게 이해하자는 것이 무비판적인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수용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첫째, 전제가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따지고 둘째, 근거가 주장을 잘 지지하는지를 따지고 셋째, 자신의 주장들 사이에 내적 모순이 없는지를 따진다. 모든 비판이 전제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장 쉽고 간편한 것이 전제를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제에 대한 검토의 초점은 사실과 부합여부에 맞춰져야지 자신의 입장과의 부합여..
앱손 L6170 L6190 정품무한잉크젯복합기 자동급지장치 ADF 설계상 문제 소규모 비즈니스용 복합기를 찾다 요즘 핫 하다는 정품무한 잉크젯복합기를 알아봤다. 나의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세 가지. (1) 급지트레이가 아래쪽에 있는가 - 급지를 뒤에 세우는 방식은 종이가 휜고 먼지가 쌓인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기에 패스 (2) 컬러인쇄품질은 괜찮은가 - 미팅용 자료를 인쇄할 용도였으니 당연한 문제. 그래서 캐논과 앱손으로 압축했었다. (3) 자동급지장치 ADF 가 있는가 - 예전 복합기는 ADF 기능이 없어서 평판에 한장씩 직접 대고 복사해야 했다. 몇쪽짜리 자료를 몇 부 복사할 일이 생기면 아예 포기해야 했었다. 앱손 L6170 (L6190도 동일) ADF 는 이렇게 작동한다. ​ 닫혀있다가 ​ 촥촥! 열리는 방식. 먼지가 쌓이지 않아 좋다. 그!런!데! 구입 후 한달여 만에 처..
하태경의원 비트코인관련 정부 작전타워 지목 기사 댓글에서 사회가 상식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기사 원문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기사의 내용은 지난 1월 15일 정부가 엠바고를 내리면서 9시 문자 공지, 9시 20분 보도자료 공유, 9시 40분 해제 했는데, 이 40분이 작전시간이었으며, 정부가 '작전세력의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지목했다. 일단 나는 정부의 시장간섭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그것은 기업이 아닌 언제나 개인을 중심에 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이, 그렇다면 강남 아파트가 오르고 지방 토지가 떨어지는 것도, 주식시장 등락도, 환율도 모두 정부가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했단 말이 된다. 정부가 개입을 하고, 또 정부의 영향을 받고 하는 것이 현대 시장이라는 것은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이다. 정부를 작전세력 혹은 한 걸음 물러나 작전세..
ASUS ZENBOOK UX330UA 키보드 백라이트가 안 켜질 때 아수스 젠북 쓰시는 분들, 어느날 싹 밀고 윈도우 다시 깔았는데 Fn 조합이 안 먹히신다면, 예를 들어 다른 것은 다 되는데 키보드 백라이트 조절 (Fn + F3 과 F4) 이나 터치패드 중지 (Fn + F9) 따위가 안 되신다면, 그러니까 저처럼 돌아다니지 마시고 이걸 보세요. 기껏 1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이럴리 없어.. 아수스 한국 홈페이지 FAQ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https://www.asus.com/KR/support/FAQ/1013904)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아수스 미국 홈페이지 서포트 메뉴에 가서 ATK 파일을 받아서 기존의 ATK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새로 깔라는 말입니다. 저는 미국 홈페이지에 가서 받았는데, 아수스 한국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
내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까닭 (1) 돈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 가지 생각을 해보자. 같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a = a' 라는 것과 a ≠ b 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a는 a'이고 a는 b가 아니다? 라고 하는 대답은 제대로 된 설명이라 할 수 없다. 철학은 상식에서 시작해서 상식으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사과와 오렌지를 생각해보자. 사과와 오렌지는 분명 다른 과일이다. 그런데 사과와 오렌지에 공통점이 하나도 없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그렇다고 사과와 오렌지를 같냐고 하면 그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니까 다르다는 것은 사실 전적으로 공통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a 와 b는 다르다'는 말의 의미는 '그 둘에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이점이 있다'는 정도로 우선 설명할 수 있겠다. ..
김충렬 선생님께 드리는 사죄와 감탄, 『동양철학의 본체론과 인성론』에 실린 「동양 인성론의 서설」에 대한 감상 윤사순 선생님과 김충렬 선생님은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동양철학을 가르치셨던 분들이다. ‘님’이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득히 차이가 나지만, 나는 사실 김충렬 선생님의 책을 그리 자주 보지 않았다. (이하 문맥상 ‘님’은 생략한다.) 윤사순 선생은 한국 유학에, 김충렬 선생은 노장철학에 학재(學才)를 기울이셨고, 노장철학에 대해 나는 그 재미만큼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터였다. 더구나 내 책장에는 김충렬 선생의 노장철학 강의가 정리된 책이 있는데, 중국철학사의 느낌이 강해 진력하여 읽지 않았었다. 그래서 나에게 김충렬 선생은 한국 동양철학계의 어른 중 한 분으로만 계실 뿐이었다. 나는 쭈욱, 옳음에 매달렸던 것 같다. 처음에는 ‘옳음이란 대체 무엇인가.’의 문제에 매달렸던 기억..
『마음의 과학』,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와이즈베리, 2012. (399쪽) 여섯 번째: 제프리 밀러, 「성선택과 마음」 『마음의 과학』,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와이즈베리, 2012. (399쪽) 여섯 번째: 제프리 밀러, 「성선택과 마음」 저자 소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뉴멕시코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애』, 『스펜트』의 저자이다. 제프리 밀러는 다윈의 짝 고르기 성선택 이론이 동물에게와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이려 한다. 그가 「성선택과 마음」에서 주장했던 것은 세 가지이다. 하나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성선택 이론이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학계가 이러한 적용을 더 이상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과학이론을 제 멋대로 오용하는 이론가(ideologist)에 대한 힐난이다. 유전학과 진화심..
대만 타이베이 여행 준비 - 각종 지도 모으기: 타이베이 시내지도 / MRT 등등등 처갓집 식구들과 대만 여행을 가기로 했다. 우리들은 대체로 성격들이 느긋한 편인데, 그래서 엊그제 부랴부랴 항공권 끊고 숙소를 예약했다. 여섯 명 중 여행을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건 아마 아내인 듯하다. (블로그도 운영하니까) 뭐 어쨌든 많이 다니신 분이라 익숙하다, 뭐든. 그래서 이번에도 아내가 대부분 준비했다. 그런데 대만은 한자, 그것도 번체를 쓴다. 중국어는 잘 못하지만 어쨌든 거의 매주 한자 한문을 보는데 (중국철학 전공이니까 당연) 갑자기 아내가 폰을 내밀면서 "여보, 이거 뭐야?" 라고 물어봤다. "첩운동문점" 대답해주고나니, '오호라, 나의 전공을 살릴 기회(?)로군!' 하는 비열한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일전에 대만에 두어번 다녀온 경험에 의하면 영어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이번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