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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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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비판에 대하여 2 지난 토론의 후기를 읽었습니다. 댓글로 다 달지 못해 이어지는 포스트를 씁니다. 원글: 이응부자의 가치 있는 비판에 관하여 나 역시 동의하고 지향하고 있지만 잘 안 되는 것이 문제인데,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조금 더 보태면 다음과 같다. 1. 누군가의 주장을 되도록 자비롭게 이해하자는 것이 무비판적인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수용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첫째, 전제가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따지고 둘째, 근거가 주장을 잘 지지하는지를 따지고 셋째, 자신의 주장들 사이에 내적 모순이 없는지를 따진다. 모든 비판이 전제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장 쉽고 간편한 것이 전제를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제에 대한 검토의 초점은 사실과 부합여부에 맞춰져야지 자신의 입장과의 부합여..
앱손 L6170 L6190 정품무한잉크젯복합기 자동급지장치 ADF 설계상 문제 소규모 비즈니스용 복합기를 찾다 요즘 핫 하다는 정품무한 잉크젯복합기를 알아봤다. 나의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세 가지. (1) 급지트레이가 아래쪽에 있는가 - 급지를 뒤에 세우는 방식은 종이가 휜고 먼지가 쌓인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기에 패스 (2) 컬러인쇄품질은 괜찮은가 - 미팅용 자료를 인쇄할 용도였으니 당연한 문제. 그래서 캐논과 앱손으로 압축했었다. (3) 자동급지장치 ADF 가 있는가 - 예전 복합기는 ADF 기능이 없어서 평판에 한장씩 직접 대고 복사해야 했다. 몇쪽짜리 자료를 몇 부 복사할 일이 생기면 아예 포기해야 했었다. 앱손 L6170 (L6190도 동일) ADF 는 이렇게 작동한다. ​ 닫혀있다가 ​ 촥촥! 열리는 방식. 먼지가 쌓이지 않아 좋다. 그!런!데! 구입 후 한달여 만에 처..
글쓰기 책에 대한 글쓰기 (2) 사와다 아키오 선생의 『논문과 리포트 잘 쓰는 법』 (사진출처: yes24) 1. 사와다 아키오 선생은 1928년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난 재미일본인이다. 전공은 서양사학, 학사는 일본 동경대학, 석사는 미국 코넬대학, 박사는 독일 본대학이다. 이 책의 초판이 1977년 인쇄되었으니, 한국나이로 딱 50이 되었을 때이다. (우리나라 번역 초판은 2005년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논문을 쓰지 못하고, 연구 방법도 모르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 나 자신도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의 코넬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면서부터 비로소 논문 작성법, 연구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아니 미국의 대학원은 그런 것을 당연히 알고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누가 가르쳐줘서 배운 것이 아니라 곁눈..
하태경의원 비트코인관련 정부 작전타워 지목 기사 댓글에서 사회가 상식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기사 원문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기사의 내용은 지난 1월 15일 정부가 엠바고를 내리면서 9시 문자 공지, 9시 20분 보도자료 공유, 9시 40분 해제 했는데, 이 40분이 작전시간이었으며, 정부가 '작전세력의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지목했다. 일단 나는 정부의 시장간섭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그것은 기업이 아닌 언제나 개인을 중심에 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이, 그렇다면 강남 아파트가 오르고 지방 토지가 떨어지는 것도, 주식시장 등락도, 환율도 모두 정부가 지능적인 타워 역할을 했단 말이 된다. 정부가 개입을 하고, 또 정부의 영향을 받고 하는 것이 현대 시장이라는 것은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이다. 정부를 작전세력 혹은 한 걸음 물러나 작전세..
ASUS ZENBOOK UX330UA 키보드 백라이트가 안 켜질 때 아수스 젠북 쓰시는 분들, 어느날 싹 밀고 윈도우 다시 깔았는데 Fn 조합이 안 먹히신다면, 예를 들어 다른 것은 다 되는데 키보드 백라이트 조절 (Fn + F3 과 F4) 이나 터치패드 중지 (Fn + F9) 따위가 안 되신다면, 그러니까 저처럼 돌아다니지 마시고 이걸 보세요. 기껏 1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이럴리 없어.. 아수스 한국 홈페이지 FAQ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https://www.asus.com/KR/support/FAQ/1013904)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아수스 미국 홈페이지 서포트 메뉴에 가서 ATK 파일을 받아서 기존의 ATK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새로 깔라는 말입니다. 저는 미국 홈페이지에 가서 받았는데, 아수스 한국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
글쓰기 팁으로 글을 쓰려다, 글쓰기 책이 충분히 많은 까닭에 쓰는 글쓰기 책에 대한 글쓰기 (1) 글을 더 잘 쓰고 싶다. 글쓰기에 대한 강의를 종종 하는 입장이지만, 나 역시 언제나 더 잘 쓰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마침 블로그 공동 운영자들에게 받은 압박도 있고 해서, 나름대로 글쓰기에 대한 생각, 테크닉을 전하면서 내 자신의 글쓰기를 돌아보자는 기획을 했는데, 그래서 서가 곳곳에서 빼 모은 글쓰기 관련 책들을 모아놓고 보니, 이거야 원, 나따위가 낄 겨를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쩌지 고민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내 서가에 글쓰기 책이 그나마 몇권 있는 것은 그래도 종종 글쓰기에 대해 언급할 일들이 있어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건 글쓰기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이런 상황이라는 것이겠지 싶다. 그러면 이것은 어떨까.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글쓰기 책들이 전..
내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까닭 (1) 돈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 가지 생각을 해보자. 같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a = a' 라는 것과 a ≠ b 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a는 a'이고 a는 b가 아니다? 라고 하는 대답은 제대로 된 설명이라 할 수 없다. 철학은 상식에서 시작해서 상식으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사과와 오렌지를 생각해보자. 사과와 오렌지는 분명 다른 과일이다. 그런데 사과와 오렌지에 공통점이 하나도 없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그렇다고 사과와 오렌지를 같냐고 하면 그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니까 다르다는 것은 사실 전적으로 공통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a 와 b는 다르다'는 말의 의미는 '그 둘에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이점이 있다'는 정도로 우선 설명할 수 있겠다. ..
김충렬 선생님께 드리는 사죄와 감탄, 『동양철학의 본체론과 인성론』에 실린 「동양 인성론의 서설」에 대한 감상 윤사순 선생님과 김충렬 선생님은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동양철학을 가르치셨던 분들이다. ‘님’이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득히 차이가 나지만, 나는 사실 김충렬 선생님의 책을 그리 자주 보지 않았다. (이하 문맥상 ‘님’은 생략한다.) 윤사순 선생은 한국 유학에, 김충렬 선생은 노장철학에 학재(學才)를 기울이셨고, 노장철학에 대해 나는 그 재미만큼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터였다. 더구나 내 책장에는 김충렬 선생의 노장철학 강의가 정리된 책이 있는데, 중국철학사의 느낌이 강해 진력하여 읽지 않았었다. 그래서 나에게 김충렬 선생은 한국 동양철학계의 어른 중 한 분으로만 계실 뿐이었다. 나는 쭈욱, 옳음에 매달렸던 것 같다. 처음에는 ‘옳음이란 대체 무엇인가.’의 문제에 매달렸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