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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부자/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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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읽은 책 최근에 읽은 것부터. 《여행의 이유》, 김영하(2019) - 완독. 소설가 김영하가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의 이유, 목적, 의미를 써내려간 책.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여행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일 듯. 엄청 감동적이거나 통찰력이 깊다고 느끼진 않음. 여행이 일상의 벗어남이자 안정의 욕구를 향한 여정이라거나 우리의 삶이 일종의 지구로의 여행이라는 말은 매우 지루했음. 게다가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나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자주 인용되나 이에 관한 성찰이 특별할 것이 없었음. 오랜만에 베스트셀러 읽어서 뿌듯함. 달에서 찍은 사진 하나밖에 없던데 책 값(13,500원) 너무 비싼 거 아님? 《배드 블러드(Bad Blood)》, 존 캐리루(2018), 박아린 옮김..
가치 있는 비판에 관하여 (오늘 이야기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제가 잊어버리기 전에 적는 글임.) 가치 있는 비판을 지향한다고 말하면 가치의 위계를 나누는 거 같아 불편하다. 모든 비판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단지 여기서 내가 말하는 가치 있는 비판은 내가 선호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비판을 의미한다. 특히 책을 읽을 때 말이다. 내가 선호하는 비판은 생산적인 비판이다. 무엇을 단지 내놓는다는 생산성이 아니라 긍정적인 생산성을 뜻한다.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쓰레기네. 왜 사람들이 읽는지 모르겠다.”로 끝나면 너무 허무하다. 설령 이 책이 쓰레기인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허무하다. 읽을 필요가 없었다는 결과는 내 선택을 반성하게 할 뿐이다. 그 외에 무엇이 있는가? 책에 관한 안목을 높이는 것일까? 선입견을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서평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유유(2016). 글쓰기와 관련된 정보를 ‘문법책’이 아닌 ‘인문도서’에서 찾는다면, 이유는 하나다. 공부하기 싫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좋은 글쓰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지만, 수험공부 하듯 배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집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랜 시간 교정 일을 하면서 체득한 비결을 평이한 문체로 서술한다. 단순히 문체만 독자에게 접근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편집 구성도 독자를 배려하고 있다. 이 책은 잘못된 글쓰기 습관을 설명하는 부분과 자전적 성격의 소설 부분이 교차 편집되어 있다. 그래서 독자는 잘못되거나 어색한 표현들이 나열될 때 느끼는 부담을 감당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중간중간 삽입된 흥미로운 이야기에 여..
[아픔이 길이 되려면] 동성애와 AIDS의 관계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동아시아(2017). 3.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 - 동생애를 향한 비과학적 혐오에 반대하며(198~220쪽)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역사에 남을 만한 중요한 결정을 내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신과 질환 진단에서 표준으로 사용되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발견된 첫 AIDS(후천성며역결핍증) 환자는 1981년 미국의 동성애자였지만, 1970년대 후반에 케냐를 비롯한 중앙아프리카 국가에서 성매매 여성을 중심으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이 널리 퍼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후에 알려졌습니다. 원인인 바이러스 규명과 함께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자연히 HIV 감염을 동성애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각..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잡담 2 이 글은 여성혐오주의자의 여성혐오범죄가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의 현실화라고 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http://lab510.tistory.com/54)에 대한 댓글을 넘어선 답글입니다. 1의 경우, 어디서 논의가 촉발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오빠가 끌어온거라 생각합니다.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주의'가 '여성혐오'와 동치될 수 없는 건 저에게 너무나 분명합니다. 영향을 준 요소 중의 하나일 수 있겠지요. 2의 경우, 논의를 제가 잘 이해했는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 이해한 만큼 적어보겠습니다. 오빠의 논의에 따르면, 이데올로기의 현실화를 이해하기 위해 주체의 인지와 결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행동의 이유 속에서는 그 요소를 찾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의 경우..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잡담1 간밤에 든 여성혐오 문제에 대한 잡담. 50대 남성이 가로수 지지대(?) 뽑아다가 여성 2명을 폭행했다는 기사를 전달받고. 다음은 위키백과(한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여성혐오(女性嫌惡, misogyny) 또는 여성혐오증(女性嫌惡症), 염녀주의(厭女主義)는 여성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성을 의미한다. 이는 성차별, 여성에 대한 부정,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포함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며, 고대 세계에 관한 신화뿐만 아니라 여러 종교 신화(설화) 속에서도 발견된다. 사회학자 앨런 G. 존슨(Allan G. Johnson)에 따르면, “여성혐오란 여성을 여성이란 이유로 혐오하는 문화적 태도”이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여성혐오란 성적 편견과 이데올로기의 중심이자, 남성 중심 ..
[자유론] 서평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책세상(1995) 이 글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자유론》에 관한 필자의 편협한 요약이자 필자의 추후 공부를 위한 의문점을 나열한 것이다. 《자유론》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주장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보통의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그에 관해 논의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한다. 그 생각이 설령 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그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지는 한에서, 인간은 누구나 행동의 자유를 누려야만 한다. 여기서의 자유는 법적인 자유뿐만 아니라 대중의 여론으로부터의 자유를 포함해야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자유가 허용되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