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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가장 사랑했던 제자, 안회/안연(2)

『논어』에 안회는 20번 등장한다. 가장 많이 등장한 제자들 중 하나이다. 공자는 안회를 많이 사랑했고, 또 높이 평가했다.

공자가 말했다. “안회와 종일토록 말한 적이 있는데, 나와 어긋나는 점이 없어 마치 어리석은 이처럼 보였다. 물러나 그가 사사로이 있을 때를 살펴보니 역시 (나와 말한 것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었다. 안회는 어리석지 않다.”
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논어(論語)』 「위정(爲政)」)

안회는 공자의 말을 충실하게 이행한 제자였다. 그는 스승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진심으로 따랐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주유하던 중, 광(匡)이라는 지역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적이 있었다. (기원전 497년 경, 定公14년) 이 때, 안회가 다른 제자들에 비해 뒤늦게 합류한 일이 있었다. (한 그릇 밥과 한 모금 물로 연명하던 안회였으니..) 공자는 안회에게 ‘네가 죽은 줄 알았다.’라며 반겼다. 이에 대한 안회의 대답이 일품이다.

안회가 말했다. “선생님께서 살아 계신데 제가 어찌 감히 죽을 수 있겠습니까.”
子畏於匡 顔淵後。 子曰 吾以女爲死矣。
曰 子在 回何敢死(『논어』 「선진(先進)」, 굵음 표시: 필자)

이런 대답을 하는 제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이 말을 못 지키고 공자보다 먼저 죽었지만..) 공자에 대한 안회의 존경은 그의 절절한 탄식에도 잘 나타난다.

안연이 탄식하여 말하였다. “우러러볼수록 높아지고, 헤아려볼수록 견고하다. 문득 앞에 계시다가, 홀연히 뒤에 계시는구나. 선생님께서는 부드럽게 선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주시니, 문(文)으로 나를 넓혀 주시고 예(禮)로써 나를 단속하신다. 그만두고자 해도 그럴 수 없으니 이미 나의 재능을 다 써버렸다. 서 계신 곳이 우뚝하여 쫓아가려 해도 디딜 곳이 없는 것 같구나.”
顔淵喟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 瞻之在前 忽焉在後。 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
(『논어』 「자한(子罕)」)

당연히 공자에 대한 말이다. “우러러~ 보올수록~ 높아만~지~네~” 스승의 날 노랫말을 여기서 따온 것일까? 한 구절 한 구절에 진심어린 감동과 존경이 어려 있는 이 부분을 읽다보면, 학식과 인품을 겸한 공자의 우뚝한 모습이 ‘홀연히’ 내 앞에 나타난 듯하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자공(子貢)은, 공자가 죽자 다른 제자들과 함께 3년 상을 지내고 홀로 다시 3년 상을 지낼 정도로 스승을 존경했다. 이런 제자들이 곁에 있었다니.

자공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공도 공자와 많이 대화하고 공자로부터 칭찬과 신뢰를 단연 많이 받았던 제자 중 하나였다. 공자는 자공을 ‘호련(瑚璉)’이라는 귀한 제기(祭器)에 빗대어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 자공과 공자가 안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보자.

공자가 자공에게 말했다. “너와 안회 중에 누가 나으냐?” 자공이 대답하여 말했다. “제가 어찌 감히 안회에 견주겠습니까.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 뿐입니다.” 공자가 말했다. “그(안회)만 못하지. 나와 너 모두 그만 못하다.”
子謂子貢曰 女與回也孰愈。 對曰 賜也何敢望回。 回也聞一以知十 賜也聞一以知二。 子曰 弗如也 吾與女弗如也。
(『논어』 「공야장(公冶長)」)1)

(어떻게 보면 ‘그 안회’에 비교된 자공도 대단하다.)

안회는 특히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인정받은 듯하다. 「선진」 편에는 이른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각 장점들이 술회되어 있는데, 안연이 속한 항목은 바로 덕행(德行)이다. 한 그릇 밥과 한 모금 물의 가난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진정으로 학문을 사랑했던 안회. 자신이 듣고 배운 것은 어김없이 실천했던 안회.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고 분노를 옮기지 않았던 안회. 언제나 전진하고 늘 성실했던 안회. 진정한 존경으로 공자를 따랐던 안회. 이제 안회가 사랑받은 이유들, 안회가 받은 칭찬과 평가들을 요약, 정리해보자.

1. 안회는 공자의 말을 충실히 따랐다.

2. 안회는 공자를 진심으로 존경했다.

3. 안회는 학문을 정말로 좋아했다. (그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이 안회의 뇌구조를 상상해본다면 대략 이렇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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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 [Lab510/논어등장인물사전] - 공자가 가장 사랑했던 제자, 안회/안연(1)




[참고문헌]

『論語』
『論語集註』
『史記』 「孔子世家」
『史記』 「仲尼弟子列傳」
『논어역주(論語譯註)』, 양백준 저, 이장우, 박종연 역, 중문, 2002.
『현토완역 논어집주』, 성백효 역주, 동양고전연구회, 2006.
『논어』, 동양고전연구회, 지식산업사, 2006.
『중국역대인명사전』, 임종욱 편저, 김해명 감수, 이회문화사, 2010.
두산백과 http://www.doopedia.co.kr



1) 마지막 공자의 말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있다. ‘여(與)’를 ‘허여(許與)하다’의 의미로 보느냐 ‘와’의 접속사로 보느냐의 차이가 있다. 전자로 보면 ‘나는 네가 그만 못하다는 것(말)을 허여한다(인정한다).’ 의 의미가 되고, 후자로 보면 본문의 해석과 같다. 우리는 두 번째 해석을 더 지지한다. 첫 문장에서 이미 ‘여(與)’가 ‘와’의 의미로 쓰였다는 것, 그리고 평소 안회에 대한 공자의 칭찬이 그 근거이다. (더불어 공자의 겸손한 성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