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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운영/논어등장인물사전

친구 같은 제자, 자로(1)


친구 같은 제자, 자로(1)


 논어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자’라는 이름은 어떤 이미지로 떠오를까? 아마도 어떤 상황에서도 성인군자다운 면모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훈계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까. 도덕적으로 흠결 없는 인물은 완전한 인격으로 추앙받을 수는 있지만 우리 곁에 두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문학적으로도 평면적이고 재미없는 캐릭터라는 평을 받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논어를 읽다보면 공자에 대한 오해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꼿꼿하고 냉철할 것 같은 공자가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아, 당신도 사람이었군요!’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들이다. 이런 순간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제자가 바로 자로(子路, BC543-BC480)다.


어쩐지 초상화마저 익살맞다.


 자로는 공자보다 9세 아래로, 공자의 제자 중에서는 최연장자였다. 게다가 공자와 같은 산동성 출신으로 공자의 고향 후배였다. 나이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는 고향 후배여서인지 자로가 공자를 대하는 태도는 다른 제자들에 비해 한결 편하다. 어떤 때는 저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거침없는데, 이런 성품 탓인지 사기 열전에서는 그를 용기를 좋아하고 뜻이 굳센 인물로 묘사해 놓았다. 그런데 공자는 이런 자로가 오히려 편했던 모양이다. 항상 자로를 곁에 두고, 자신의 뜻이 다 펼쳐지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따를 제자로 자로를 손꼽았으니 말이다. 그만큼 공자에게 자로는 제자라기보다는 뜻을 함께할만한 동지로 여겨졌던 것 아닐까? 다음에는 공자와 자로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이들의 케미(!)가 어땠는지 살펴보자.